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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함께하는 삶

<위대한 개츠비>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by 글고운샘 2023.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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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미국 소설로 꼽히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작품 『위대한 개츠비』. 1991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한 ‘결정판’ 텍스트를 바탕으로 완역한 책이다. ‘재즈의 시대’였던 192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무너져 가는 아메리칸 드림을 예리한 필치로 그려냈다. 이 작품은 2013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로 개봉되며 다시 한 번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데, 3D로 제작된 영화는 제66회 칸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의 사회상을 생생하게 묘사한 이 작품은 온갖 사치와 향락이 난무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당시의 모습이 투영된 다양한 인물 군상을 등장시킨다. 화자인 닉 캐러웨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을 한결같이 도덕적으로 타락한 부르주아지만, 개츠비는 다르다. 비록 외양은 허식으로 치장되어 있어도 꿈과 환상을 간직하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점에서 개츠비는 ‘위대하다’고 할 수 있다.

 

저자
F 스콧 피츠제럴드
출판
민음사
출판일
2009.01.20

 

부자가 되고 싶은 꿈을 꾸다

 

 요즘 아이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부자'라는 대답을 하는 친구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파악하거나 어떤 꿈을 이루고 싶은지 구체적인 계획이 서 있지 않아서라고 하기엔 씁쓸한 대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어린 나이에도 돈이 있어야 편하게 살 수 있고, 돈이 있어야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이미 터득한 아이들에게 돈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역설하기엔 역부족임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디에 사는 아무개 씨가 복권 20억 원에 당첨이 되고, 또 다른 아무개 씨는 연금 복권 1,2 등에 동시에 당첨이 되어 몇십 년 동안 몇백 씩 되는 연금을 수령하게 되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접할 때마다 혹시 나에게도 그런 행운이 오지는 않을까 복권을 사고 들여다보고 있는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면서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꿈을 허황된 꿈으로, 가치 없는 꿈으로 폄하하는 것은 오히려 우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읽으면서  우리가 꿈꾸는 물질적 풍요가 얼마나 헛된 것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비극으로 끝난 개츠비의 삶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의 작가인 스콧 피츠제럴드가 1925년에 발표한 소설입니다. 1차 세계 대전 이후인 1920년대 미국은 주식이 고공행진을 기록하는 등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경제 호황으로 인해 미국은 문화적인 전환점도 맞이하게 됩니다. 그동안 귀족들이 예술가를 후원하면서 예술가들이 주도하던 문화의 시대가 이제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문화의 시대가 되었으며 그러한 문화를 주로 향유하는 계층은 상류층이었습니다. 스콧 피츠제럴드는 이러한 1920년대 미국의 사회상을 실감 나게 묘사해 당시 미국을 일컬었던 '재즈의 시대'라는 말에서 따온  '재즈 시대의 왕자'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중에서도 <위대한 개츠비>는 1920년대 미국의 사회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이 글의 서술자인 '나', 즉 닉은 증권업을 배우기 위해 웨스트에그로 이사를 옵니다. 닉의 옆집에 살고 있는 개츠비의 집에서는 매일 밤 호화로운 파티가 열립니다. 개츠비의 초대로 파티에 참석하게 된 닉은 그곳에서 골프 선수인 조던을 알게 되고, 그녀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닉의 사촌인 데이지와 개츠비는 5년 전 연인 관계였으며 집안의 반대로 헤어졌다는 것, 그리고 백만장자로 성공한 개츠비가 그녀를 다시 만나길 원해 웨스트에그 건너편에 있는 이곳 웨스트에그로 이사 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데이지에게는 이미 남편 톰과 딸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츠비는 전혀 개의치 않았습니다. 톰을 만나 부인이 되는 데이지를 알고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함께 뉴욕 시내에 나갔을 때는 데이지가 아직도 자신을 사랑한다며 도발하기도 합니다. 사실 톰은 가정에 충실한 남자는 아니었으며 데이지를 두고 '재의 골짜기'에서 정비소를 하고 있는 윌슨의 아내 머틀 윌슨과 내연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개츠비와 데이지, 톰과 조던, 닉이 한여름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함께 뉴욕 시내에 나갔다 돌아오던 길에 머틀 윌슨은 데이지가 운전하던 개츠비의 노란 차를 보고 톰의 차라 오해해 세우려다 그만 차에 치어 죽고 맙니다. 톰은 윌슨에게 개츠비가 범인이라 이야기하고, 개츠비가 자기 부인과 바람을 피우는 것도 모자라 죽이기까지 했다고 오해한 윌슨은 개츠비의 집에 찾아가 개츠비를 죽이고 자기도 자살을 하게 됩니다. 개츠비의 장례식날, 톰과 데이지는 이미 여행을 떠나버리고 집에 없었으며, 닉과 개츠비의 아버지만 장례식장을 지키게 됩니다. 매일 밤 휘황찬란한 파티가 벌어졌으나 지금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개츠비의 쓸쓸한 장례식을 지켜보며 깊은 환멸을 느낀 닉은 다시 고향인 서부로 돌아가며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물질보다 소중한 가치

 

  한 편의 막장 드라마 같은 <위대한 개츠비>를 보며 소설 속의 서술자인 닉처럼 개츠비에게 연민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비록 불법적인 방법으로 돈을 벌어 백만장자가 되었고 사람들에게 알려진 그의 학력이나 그의 과거는 대부분 거짓 투성이었을지라도 데이지를 향한 그의 마음만큼은 너무나 진실했고 간절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제 위대함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산 개츠비 앞에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가 단지 그의 삶이 위대하지 못했다는 것을 나타낸 반어적 표현일 뿐만 아니라, 실제 사랑 앞에서만큼은 위대했던 진실함을 말하려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어지면 이 말을 명심해라.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 너처럼 혜택을 누리고 사는 건 아니란다."

 " 판단을 보류하는 건 사람에 대한 희망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한다. 사람으로서의 품위나 예의를 누구나 다 똑같이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아버지는 점잖게 말씀하셨는데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위대한 개츠비>를 읽으며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입니다. 이런 아버지의 가르침이 있었기에 이 책 속의 주인공 닉만이 유일하게 정신적으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위대한 개츠비>는 1920년대 물질적으로 풍요로웠던 미국의 시대상을 사실적으로 그리면서도 물질적 가치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정신적으로 공허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보편적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물질적 풍요로움이 아니라 정신적인 풍요로움임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최근 강남 한복판에서 부녀자를 납치해 살해한 사건으로 떠들썩합니다. 코인 투자에 실패한 사람이 원한을 품고 청부살해를 한 것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 역시 물질적 가치만을 최우선으로 여기기에 벌어진 끔찍한 비극입니다. 점점 돈의 가치가 우선시되는 세상에서 우리에게 물질보다 소중한 가치들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Pixabay 로부터 입수된  igormattio 님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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