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헤르만 헤세
- 출판
- 문예출판사
- 출판일
- 2007.01.30

성공보다는 성장을 추구하는 업글 인간
2020년 '업글 인간'이 10대 키워드 중 하나로 떠오른 적이 있습니다. '업글 인간'은 '성공'보다는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자기 계발 모델을 뜻하는 말입니다. 지금까지 '성공'을 삶의 목표로 삼아 숨 가쁘게 달려왔다면, 이제는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 육체적, 정신적 성장에 힘을 쏟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된 것입니다. 그동안은 지나치게 성공만을 추구하는 삶을 살다 보니 정신적으로 공허하고 피폐한 삶을 살게 되고 진정한 자기만족이나 행복에는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업글 인간'은 단순히 소비 트렌드를 나타내는 경제 용어가 아니라, 성장을 통해 진정한 행복에 도달하고자 하는 우리의 심리가 그대로 반영된 키워드라 할 수 있습니다.
고통과 실망, 근심을 통해 성장하는 주인공 페터 카멘친트
오늘 읽은 <페터 카멘친트>는 주인공이자 서술자인 페터 카멘친트의 성장 과정을 담고 있는 성장 소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알프스의 산골 마을 니미콘에서 태어나 자연을 벗 삼아 자란 페터는 우연한 기회에 카멘친트 가문의 집성촌인 니미콘을 떠나 도시에 있는 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고 여러 만남과 이별을 통해 한층 성장하게 됩니다.
화가 에르미니아에게 고백을 결심했지만 그녀가 이미 다른 남자와 열렬한 사랑을 나누는 사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고백을 포기하고, 엘리자베트에게 점점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청혼하려고 했을 때 그녀가 이미 약혼한 상태였음을 알고 고백을 포기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시적 재능을 처음으로 알아봐 준 친구 리하르트는 그만 강에 빠지는 사고로 죽게 되고, 비록 불구의 몸이지만 페터에게 삶의 깨달음을 준 보피도 병이 악화되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비록 그녀들에게 고백을 하지는 못했으나, 그의 사랑은 혼자만의 실연으로 끝이 났고, 그의 우정은 죽음이 갈라놓았습니다. 한때 페터는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죽음을 결심하기도 했고, 술독에 빠져 지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임종을 떠올리며 '진실하고 어디까지나 탈선할 수 없는 인간은 건전하고 튼튼한 생명이 사라지는 것을 한 번이라도 보았다면 스스로 생명을 끊을 수는 없는 것'이라며 생을 놓으려는 결심을 되돌리게 됩니다. 또한 '고통과 실망과 근심이 닥쳐오는 것은 우리를 불쾌하게 하며 아무 가치도 품위도 없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우리를 성숙하게 하며, 앞날을 밝혀 주기 위한 것'임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페터는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다시 고향인 니미콘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어린 시절 알프스 산맥을 흐르는 구름을 보며 '구름같이, 길을 떠나 어디로 가든지 낯선 인간으로 시간과 영원 사이를 흘러가며 인생을 지나리라는 것을 몰랐던' 페터는 이제 옛날과 다름없이 푸른 호수와 전에 못지않게 맑고 따스한 태양을 바라보며 한층 더 성장한 자기 자신과 만나게 됩니다.
시련과 고통은 나를 성장시킬 자양분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시련과 고통을 만나게 됩니다. 그중 페터 카멘친트가 겪은 실연과 사랑하는 이의 죽음은 결코 작은 시련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가 그러한 고통을 잘 극복해 낼 수 있었던 것은 자연 속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그가 자연을 닮아갔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지만 한편 스스로 치유하고 정화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자연! 페터 카멘친트는 가혹한 시련들을 통해 인생의 영광을 얻기 위해 싸우며 배회하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었음을, 자신의 인생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자신을 내버려 둔 것은 자신의 거만한 고집을 꺾기 위해서였음을 깨닫습니다.
지금 눈앞에 닥친 시련과 고통으로 절망하고 있다면 그것이 곧 나를 성장시킬 자양분이 될 것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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